2월달에 시작된 소프트웨어 마에스트로 10기 선발이 끝났다.
처음에는 그냥 지원이나 해보자는 마인드였는데 단계가 지날수록 희망이 보이고, 진짜 해보고 싶다는 마인드가 강해져서 좋은 경험이었다.
자기소개서
9기 선발 때는 자신이 한 프로젝트 설명과 깃허브 링크 같은 것을 요구했다는데, 이번 10기에는 자신의 경험, SWM에 합격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건지를 물어보는 일반적인 자기소개서 형식이었다.
실제 협업 경험도 없고, 해본 프로젝트라곤 Java로 만든 멀티스레드 다운로더, JSP로 만든 매우매우 조잡한 NAS(개인적인 컴퓨터 - 모바일 파일 공유용) 등 간단한 프로젝트들 밖에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다.
현재 내가 가진 강점은 알고리즘, PS 밖에 없는데 그마저도 오프라인 대회 본선 진출, 수상 경험도 없고 코드포스 퍼플이라는 굉장히 애매한 것 밖에 없었지만 그래도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했던 노력, 왜 알고리즘을 위주로 공부했는지 등을 썼다.
내가 하고 싶은 프로젝트로는 머신러닝을 이용한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적었는데, 이것이 나중에 있을 면접에 큰 복병이 되었다.
인적성 검사
인적성 검사는 인터넷으로 AI를 이용해서 진행되었다.
나는 군입대 전 신체검사 때 하는 체크 문항으로 된 지능 검사, 사회 적응력 검사 같은 걸 예상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봤는데, 예상 외로 대화 형태, IQ테스트 처럼 진행되서 당황스러웠다.
이런 인적성 검사가 AI로 진행 된다는게 신기했고 한편으로는 기계에게 테스트를 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미묘했다.
특히 벽을 보고 대화하는 것 마냥 인공지능하고 대화를 하는게 고역이었고, IQ테스트도 생각 외로 어려워서 새로운 경험이었다.
코딩 테스트
BOJ나 Codeforces와 비슷한 방식으로 알고리즘 문제를 풀면 되는 테스트였다.
오프라인으로 진행되었으며, 9기 때는 굉장히 쉬운 문제만 나왔다는데, 이번 10기 때는 90분에 15문제를 푸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이 정보를 사전에 알려주었는데, 나는 90분에 15문제이면 어지간히 쉬운 문제들만 내나보다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코딩 테스트를 보러 갔는데, 높은 배점의 문제는 예상 외로 어려웠고, 제출을 1번 밖에 못해서 제출 시 오답이면 그대로 그 문제를 버려야 했다.
이게 잔인했던게 제출 후 오답 여부를 알려주지 않으면 모르겠는데 바로바로 채점이 되니까 쉬운 문제를 틀려도 멘탈이 깨지고 어려운 문제를 열심히 구현했는데 틀리면 더욱더 멘탈이 깨졌다.
게다가 인텔리센스도 지원하지 않고, 복붙도 안 되는 모두의 코딩 플랫폼 안에서만 코딩을 해야해서 많이 불편했다.
총 10문제에 대해서 제출을 했는데 그 중 3문제가 틀렸고 대부분이 높은 배점에서 틀렸다.
변명이지만 그 날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고 예상 외로 높은 난이도에 당황해서 평정심을 잃고 문제를 풀어 별로 좋지 않은 성적을 받은 것 같다.
면접
사실 서류 통과만 된다면 어찌저찌 면접 까지는 거의 무조건 올 것 같다고 생각했다.
코딩 테스트야 내가 가장 노력을 했던 분야이고, 인적성 검사는 심리 테스트 급으로 생각해서 그렇게 생각을 했었는데, 가장 걱정했던 것이 이 면접이다.
과연 면접관들이 기술적으로 파고드는 질문을 많이 할 것인가, 아니면 비전을 물어보고 경험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할 것인가가 가장 궁금했었다.
결과적으로, 면접 초반부에는 기술적인 부분들을 많이 질문했고, 후반부에 비전과 경험에 대해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하필 내가 속한 면접 조가 1명을 제외하고 모두가 딥러닝, 머신러닝 프로젝트를 하겠다고 했던 터라 초반부터 그와 관련된 기술적인 질문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다.
나는 아직 머신러닝 공부를 시작한지 1달 밖에 안 되었는데 이런 질문들이 쏟아지자 거의 멘탈을 놓은 듯이 횡설수설 했다.
다행히 머신러닝 관련 질문들이 끝나고 내가 대답할만한 질문들이 주어졌을 때는 멘탈을 잡고 대답을 했지만, 면접을 망쳤다고 생각했다.
그나마 플러스 요소가 됐을 것 같은 질문이 “면접관들이 하지 않은 질문 중 자기는 이런 질문을 하면 자신에 대해 어필을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안 해줘서 아쉬운 질문이 있나요?” 였는데, 나는 여기에 즉시 “나는 남들보다 머신러닝 관련 지식도 현저히 적고 실제 프로젝트 경험도 적지만, 논리적인 사고력을 기르고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기 위해 PS를 위주로 공부했는데 너무 머신러닝, 실제 협업 경험에 대해서만 물어봐서 아쉽다” 라고 대답했다.
덕분에 내가 가진 강점에 대해서 어필은 할 수 있었기에 당시에 이 질문을 한 면접관님이 정말 고마웠다.
어찌됐건 30~40분 정도 진행 된 면접에서 멘탈이 탈탈 털리고 멍한 상태로 집을 돌아와서 SW 마에스트로에 대해서는 거의 포기했는데, 합격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
(9기까지는 100명의 지원자를 뽑았는데, 10기에서는 150명을 뽑고 이전보다 선발 소식이 별로 안 퍼져 조금 운 좋게 뽑힌 것 같기도 하다.)
후기
선발 과정에 참가하면서 가장 불만이었던 점이 오프라인 코딩 테스트나 면접을 평일에 봐서 대학교 수업을 자주 빠져야 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선발 후 일정도 모두 평일에 진행되는데, 하필 바로 다음 일정이 4월 29, 30일인데 그 날이 전공 시험이 있는 날이라 이걸 어떻게 처리해야 할 지 벌써부터 골치가 아프다.
하지만 SW 마에스트로에 선발 돼서 내가 부족했던 프로젝트 경험과 협업 경험을 쌓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좋다.
이번 학기에 웹 프론트엔드 프로젝트라도 해보려고 멋쟁이 사자처럼 동아리에도 지원했는데 떨어져서 붕 뜬 느낌이었는데, 제대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볼 기회가 생겨서 좋다.
이번 기회에 머신러닝과 프로젝트 경험을 확실히 쌓아가야겠다.